
지난 2019년 말에 발생한 코로나-19의 범유행으로 인하여 2021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온 지구촌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작년만 하더라고 일 년만 잘 버티면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1년 반이 지난 오늘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팬데믹은 끝을 보이지 않은 채 오히려 더욱 범람하고 있습니다. 오직 바라는 것은 코로나가 종식되어 일상을 되찾게 되는 것뿐입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는 1932년 4월, 조선음악가협회(회장 현제명)를 창설하였고, 우여곡절을 거치며, 1961년 한국음악협회로 개칭하여 90여 년의 역사 속에 한국음악계와 음악인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한국음악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국음악계의 계보는 현제명(1920. 창설자), 박태준(1900, 제6~7대 이사장), 이흥열(1909), 김성태(1910), 이유선(1911, 제1대 이사장), 조두남(1912), 김동진(1913), 구두회(1921), 나운영(1922), 조상현(1923, 제8~12대 이사장), 김세형(1927, 제2~3대 이사장), 백낙호(1929, 제17대 이사장), 강석희(1934) 님 등 그야말로 한국 근대 서양음악의 역사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이것이 한국음악협회의 계보이자 역사요, 우리 음악계의 자랑입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간으로 태어나 한 번 겪어 보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피해는 어느 특수한 계층을 가리지 않고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예술인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그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공연예술이 중요한 생활 활동인 음악예술인들이야말로 공연장의 폐쇄를 비롯하여 공연장 인원 제한 등에 걸려 공연 자체를 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저는 요즘 정부나 문화예술계 인사를 만나면 "음악인도 예술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생활인입니다."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현실적으로 우리 음악예술인도 예술가 이전에 다른 이들과 같은 생활인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와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올해는 특별히 우리 음악 예술계가 너무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음악협회가 지난 7월 서울시로부터 10억의 <공연업 회생 프로젝트> 지원사업을 위탁받아 175개 단체에 6백만 원을 지원하였고, 바로 그 지난해 8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3차 추경 기금 100억 원의 기금을 받아 클래식 음악인 일천 명에게 5개월간 매달 180만 원을 지원하는 인력지원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되자 지난해 시행했던 공연예술 분야 인력지원사업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올해 한국음악협회는 ‘2021 공연예술 분야 인력지원사업 음악[클래식] 분야’의 주관처로 7월부터 1,100명에게 매달 180만 원의 임금을 5개월 동안 지급하는 공연예술 분야 긴급 일자리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긴급 지원사업도 '고식지계(姑息之計)라는 고사성어처럼 '잠시 숨 한번 쉴 동안밖에 안 되는 계략'에 불과합니다. 저는 이 사업이 우리 음악 예술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사업이 우리 음악 예술계의 활성화 차원은 아니더라도 완전히 사그라지고 있는 음악 예술계를 살릴 작은 종자 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다시 꿈을 꾸고 있습니다.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면면히 이어지고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에 대해 많은 미래학자는 음악 예술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음악예술인 여러분, 올해로 코로나-19의 종식과 더불어 조금 더 좋은 조건 속에 마음껏 음악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음악협회는 다시 한번 음악 예술계가 살아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문화예술기관 연계하여 더욱더 큰 호응과 협조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어렵지만, 건강한 가운데 음악 예술 활동에 매진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 올립니다.
다시 한번 음악인 여러분의 건강과 가정에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 이사장 이철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