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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5월 24일 노무현 대통령은 부패방지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위원회 산하에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를 설치할 것을 원칙으로 하고 세부사항을 마련하여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이 세부사항의 반부패 관계기관협의회 보고시한을 6월 중순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조사처 설치는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친인척과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의 부패문제를 다루는 전담기관의 설치는 노 대통령의 선거공약이고, 우리 시민사회에서도 지난 10년 넘게 그 설치를 요청해왔다는 점에서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의 신설을 환영한다.
2. 지금으로선 조사처 설치의 원칙만 제시되었기 때문에 조사처가 어떤 권한과 기능을 갖게 될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부패방지위원회에서는 조사처 신설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검찰을 의식한 듯 “조사처 기능은 검찰의 영장청구 및 기소권 등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조사처가 조사권을 갖는 일종의 특별 경찰기구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하고 있다.
3. 흥사단 투명사회 운동본부는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이라는 기본 취지에는 동의와 환영을 보내지만 조사처가 단지 조사권만 갖게 되는 형태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조사처를 대통령 직속위원회인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설치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4. 부패방지위원회는 부패방지법 제정에 따라 출범한 기관으로, 위원들은 3부(대통령 3인, 국회 3인, 법원 3인)에서 추천한 9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담보하는데 현실적 한계가 분명 존재하고 있다.
특히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 현실과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 비리를 전담하게 되는 조사처의 성격을 감안했을 때, 9인 위원 중 정치권에서 추천한 위원이 6인인 현행의 부패방지위원회의 상황에서는 조사처의 원래 의미가 퇴색하고, 조사와 수사를 둘러싸고 위원회 내 정치적 논란이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5. 비리 수사 강화를 위해 부패방지위원회에 조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금번 조사처의 조사권 인정으로 일정 부분 확보되었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평가되나, 고위공직자 비리와 같은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에 대해서 단지 조사권만 갖게 될 경우 정확한 진실을 밝혀내기에는 근본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홍콩의 반부패기관인 염정공서의 경우 은행계좌 추적권과 조사권과 함께 영장 없이 체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수사권을 갖고 있다는 점과, 싱가포르의 부패행위조사국 역시 영장 없이 체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검사의 명령없이 경찰수사에 관한 권한의 전부 또는 일부를 갖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보아 권력형 비리의 철저한 적발과 처벌을 통해서 투명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사권뿐만 아니라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등 수사권 역시 조사처에 주어져야 할 것이다.
6. 신설되는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는 대통령 직속위원회인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둘 것이 아니라 대통령 산하 독립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며, 조사권 뿐만 아니라 수사권을 인정하는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형태가 일종의 상설적인 특별검사제를 취함으로써 기소권 역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7.따라서 고위공직자 비리 조사처가 그 설치의 목적데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행의 부패방지법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그 다음에 이를 개정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우리들은 주장한다.
2004년 5월 27일
흥사단투명사회운동본부
상임대표 구치모
공동대표 김재실 신용자 윤효근 이대형 조만남 조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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