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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에서 KBS 기자가 이라크 주둔 미군에 의해 3시간 동안 강제 억류된 사건이 발생해 파장이 일고 있다. 더욱이 8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은 한국 국민들의 분노를 확산시키는 데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이날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기자들에게 어떤 불편이 있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기자들의 짐이 폭탄 수색견의 주의를 끌었다”며 “표준적인 작전절차에 따라 그 기자들은 외딴 곳으로 격리됐다”고 밝혀 미군들의 대응절차가 정당했음을 강조하는 데에 급급했다.
그러나 임홍재 이라크 주재 대사가 KBS 기자의 신분을 확인해 주고 석방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기자의 손을 뒤로 묶은 채 억류했던 미군의 태도는 ‘표준적인 작전 절차’라고 보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억류됐던 정창준 기자에 따르면 미군들은 뒷덜미를 잡고 밀치기도 했으며, 이에 “따라갈 테니 밀지 말라”고 하자 “한마디만 더하면 재갈을 물리겠다”고 협박하기까지 했고, 감금된 내내 바닥에 무릎을 꿇려 앉혔다고 하는데 이는 엄연한 인권유린이다.
사실 이라크는 전쟁터와 다름이 없다. 폭탄과 총탄이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미군이 우발적으로 강압적인 행동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임을 확인했고 현지 주재 대사가 신분을 재차 확인해 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죄인취급하며 억류한 행위는 일부 미군의 잘못된 인식에서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막강한 힘을 앞세워 세계에 일방통행만을 강요해온 미국의 대외정책은 세계 각국의 국민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KBS기자 억류사건’도 초일류강대국의 오만과 독선에서 나온 것임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국제 사회가 얼마나 냉엄한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본다. 우리 정부와 국민은 한■미 관계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이라크에 파병을 한다고 해서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대등해 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우방과의 평등한 관계 유지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 확보임을 알아야 한다.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한■미 관계는 한국이 미국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낼 때 형성된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공식항의하고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미국도 ‘한■미 동맹’이 유지되고, 발전적인 한■미 관계를 원한다면 이번 사건에 대해 즉각 사과해야 한다. 변명과 합리화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이며, 미국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을 더욱 악화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2004년 3월 9일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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