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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어디를 향해 가는가? 정치권은 입으로는 상생을 말하면서 몸으로는 구시대의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경제는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것이 서민대중의 목소리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적 성취를 바탕으로 국제정치의 주도권마저 장악하려 획책하고, 일본은 오랜 경제 침체를 벗어나 재도약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더욱 치열해지는 주변 강국들의 패권경쟁은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사회는 과거, 현재, 미래의 과제들이 뒤엉켜 혼돈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이념, 지역, 세대, 계층 간의 집단 분열과 대립의 골이 더욱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사회를 이끌고 나갈 정신적 중심 세력은 보이지 않는다. 다수의 국민들은 불안과 체념으로 침묵 속에 가라앉아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일차적으로 국민 존중과 자기성찰을 결여한 정치권이 사회 통합을 가로막고 있는 데서 연유한다.
흥사단은 암흑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민족독립과 민주화를 앞당기기 위해 헌신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과 선배들의 의지를 되새기면서, 오늘의 사회적 위기상황을 반성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자 한다. 우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평화와 통일을 향한 새로운 시민문화 건설의 대장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세계의 평화와 동아시아의 공동번영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성찰적 사회도덕의 인프라가 절실하다. 우리는 지난 해부터, 다양성이 존중되는 열린 사회, 대화와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성숙한 공동체, 자유와 인권과 공익을 위한 토론의 공론장 확대를 역설했다. 그러나 이러한 처방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거듭 새로운 창조를 위한 사회 기풍 정립에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
첫째, 우리는 정의와 진실을 외면하고 사회분열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정략적 언어와 극단적 집단행동을 경계하며, 특히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다양한 집단 간에 대화와 토론이 활성화되도록 공론의 장을 확대하고, 신뢰와 화합을 기반으로 대안을 창출하고 실천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미래지향적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우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셋째, 우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성숙한 소통과 관용의 정신을 발휘하는 한편, 창조적 공동체 형성을 위하여 민주적 시민의식을 계발하고 함양하는 실천 운동에 매진할 것이다.
2004년 10월 16일
제91차 흥사단 대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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