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을 넘어 화해로, 겨레와 함께 세계로
우리는 지금 창단 100주년을 4년 앞두고 있다. 도산은 시대의 모순과 아픔을 극복하고 민족에게 희망을 주고자 흥사단을 창립했다. 이제 창단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다시, 현 시기의 모순과 아픔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사회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점차 갈등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공동체보다는 나, 우리 집단, 우리 지역 등을 우선시 하고, 상생보다는 승자독식의 경쟁방식에 몰두해 있기 때문이다. 화해와 화합을 강조하는 집단조차도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 양극화가 극심해졌으며, 소통의 단절이 일상화되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도산의 가르침에서 혜안을 구해야 한다. ‘나에게 한 옳음이 있으면, 남에게도 한 옳음이 있다’는 간명한 격언이 전하는 긴 울림을 깊이 있게 성찰해야 한다. 사회가 다양화, 다변화될수록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가 강조한 대공주의 사상의 참뜻을 인식하고, 이를 현 사회에 실천해 나가자.
갈등이 없는 사회는 없다. 다양한 가치관과 개성을 지닌 구성원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회에서 갈등 유발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잘 관리하여 화해를 이루고 사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이다. 도산이 민족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자신을 던졌듯이, 우리 단도 사회 갈등을 해소하는데 보다 많은 역량을 쏟아야 한다.
우리 단은 민족의 아픔과 영광, 침체와 도약 과정을 몸소 겪으며 격변의 시대를 거쳐 왔다. 단이 창립된 시기는 근대 민족주의 담론이 형성되어 퍼져 나가던 시기였다. 도산 역시 민족단체를 표방하며 단을 창립하였다. 그렇다면 100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시대에 우리 단은 무엇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
내년이면 일제가 국권을 강탈한 지 100년이 된다. 일제의 침략이 남긴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 활동을 하는 것은 우리 단의 중요한 과제이다. 나아가 민족분단으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는 것도 민족의 완전한 독립을 바랬던 도산의 뜻을 실천하는 절실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민족만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배타주의에 빠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문화 사회가 되어 가는 현실에 비해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우리의 준비는 빈약하다. 우리 사회의 인종적, 민족적 차별을 극복하고 평화롭고 평등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100여년 전 도산은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비전을 그려나갔다. 그가 활동했던 공간보다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세계인들과 공감하며, 인류 발전에 기여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놓여 있다. 세계인과 소통하며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고, 특히 우리 단의 청년 인재들이 세계무대에서 흥사단 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자. 그래서 향후 100년은 우리 겨레와 더불어 세계 인류에 공헌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자.
이에 우리는 제96차 흥사단대회를 맞이하여 전 단우의 의지를 모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대공주의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차별과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와 상생의 공동체를 만드는데 앞장선다.
2. 국치 100년을 맞이하여 일제가 남긴 민족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해외 동포가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
3. 우리 안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단의 청년 인재들이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써 지원한다.
2009년 10월 24일
제96차 흥사단 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