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사랑하는 단우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고 기념식과 심포지엄에 참여해 주신 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시대의 어둠을 밝히기 위해 창립한 흥사단이 104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104년간 근현대사 흐름 속에서 흥사단 선배 단우들은 민족의 암흑기였던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과 인재양성에 솔선수범하였으며, 독재에 억압받던 시기에는 민주화운동에 앞장섰습니다. 또한 해방 후 나라의 기틀을 세우고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나 정파를 초월하여 오로지 우리 민족의 전도번영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현재 우리는 시대적 전환기에 있습니다. 전 정부의 유례없는 국정농단과 헌법유린 사태에 국민은 실망했고, 계속되는 진실 부정과 왜곡에 분노를 했습니다. 그 분노는 촛불이 되어 광장을 밝혔습니다.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탄핵과 대선으로 이어졌습니다. 전 세계가 우리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헌법수호 의지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회 개조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겠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국민의 주인의식을 매우 강조하셨습니다. ‘책임적 애국자로 감정적인 애국심에 그치지 않고 나라의 일을 자신의 일로 담책하고 주인의 직분을 다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도산 선생은 이미 100여 년 전, 시민의식의 중요성을 통찰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런 도산 선생의 사상은 흥사단을 통해 발현되었습니다. 흥사단은 「동광」, 「새벽」과 같은 잡지 발행을 통해 여론을 조성하고, 금요시민강좌, 민주시민교육, 청소년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생활 속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활동경험들을 바탕으로 올해 3월에는 서울시로부터 ‘생활 속 민주주의 학습 지원센터’를 수탁받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단은 시민의식 개혁을 위해 지역사회로 시민 교육과 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이번 창립기념식에서는 도산 선생의 대공주의에 대한 이해와 확산을 위해 심포지엄을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도산 선생의 대공주의는 추상적인 수준에서만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많은 연구자들이 1년 이상 연구한 결과를 오늘 발표하게 됩니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대공주의가 단 내부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도산 선생의 정치평등, 경제평등, 교육평등, 민족평등 사상이 새로운 전환기에 선 대한민국의 좌표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도산 선생께서는 ‘우리 흥사단은 흥사단을 본위로 하지 말고 국가와 민족을 본위로 하자’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는 역량 있는 미래세대를 키우는 것입니다. 우리 단은 창립시기부터 인물을 키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만, 이제는 모든 역량을 총집중하여 새로운 변혁과 성숙한 민주주의를 실천할 차세대 양성에 힘써야합니다. 우리 단과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를 양성하여 흥사단의 비전인 민족전도 번영과 정의롭고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도록 소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사활을 걸고 단의 모든 단우와 조직이 미래세대 양성을 위한 재정마련에 동참해 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다시 한번 바쁘신 와중에도 흥사단 창립 104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과 마음을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또한 심포지엄을 준비하신 흥사단시민사회연구소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5월 12일
흥사단 이사장 류종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