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 모 사
그립고 그리운 도산이시여!
가신 지 어언 87년, 시간은 흘러가도 도산 선생님을 그리는 마음은 하루하루 가슴에 차오르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삶과 말씀이 더욱 더 그리운 시절입니다. 선생님의 크신 뜻은 백두대간 위에 빛나고, 선생님의 깊고 깊으신 가르침은 한반도 삼면의 바다에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편가르기와 혐오의 말과 집단행동이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있습니다.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과 영토확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사적 퇴행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엄이후 국내의 사정은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분열과 배제와 정쟁이 상식을 무너트리고 있습니다. 사회에 만연한 분노와 극단적 대결풍토는 대한민국의 공동체의 자산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절에 도산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우리들은 묻고 또 물어야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인격혁명과 통합이라는 도산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도산은 시대적 과업에 누구보다 정직하게 응답하셨습니다. 군주국가에서 민주국가로의 전환에 앞장서서 국가적 과제를 풀어나갔습니다. 금수강산 방방곡곡에서 힘을 기르소서 힘을 기르소서 동포들을 일깨우셨으며, 도미하여 동포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셨습니다.
1913년 흥사단을 창립하신 바 건전한 인격으로 자주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인물양성에 매진하셨습니다. 당신의 유일한 약점인 병약한 몸을 이끌고 지구 한바퀴를 돌면서 대한의 독립과 인류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았습니다. 자신을 낮추고 섬기는 리더십으로 임시정부통합의 위업을 이루어내셨습니다.
뼛속까지 민주주의자인 도산은 “2천만 국민이 다 황제”라고 선언하시면서 “이천만이 복락을 누리는 민주공화국 건설”의 꿈을 우리들에게 물려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도산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 대공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선한 공동체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도록 애기애타의 정신을 전파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도산의 생명철학은 새로운 나침반이 되어 인류문명전환의 지렛대가 될 것입니다.
혼란과 위기 속에서도 “낙심하지 말라” 하시던 말씀의 죽비를 맞고 일어나겠습니다. 흔들림 없이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는 당신의 말씀을 붙잡고 밤에도 깨어 있겠습니다. “따로따로 일하면 스스로 무너진다”는 당신의 가르침이 있기에 우리는 “이제 마땅히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편견을 내려놓겠습니다. 작은 이익을 탐하며 공동체의 아픔을 돌보지 않은 이기심을 내려놓겠습니다. 주인정신으로 공존의 길, 화합의 길을 찾아나서겠습니다.
당신의 길을 따라 애기애타의 빛으로 서로서로를 돌보는 사회, 소외되는 사람 없이 화평한 사회를 가꾸는 일에 무실역행하겠습니다. 온 인류가 평화롭고 모범적인 민주공화의 사회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충의용감하겠습니다. 빙그레 다정한 웃음으로 아프고, 거친 세상의 마음들을 품고 가겠습니다.
우리 사회와 인류의 영원한 등불이신 도산 선생님이시여.
부디 평화로이 평화로이 영면하소서.
2025년 3월 10일
흥사단 이사장 직무대행 조현주